서울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수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문화재단은 11일 ‘2024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시민 1인당 문화비 지출이 연간 평균 21만4000원, 문화예술 관람 횟수는 7.2회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문화재단은 11일 ‘2024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시민 1인당 문화비 지출이 연간 평균 21만4000원, 문화예술 관람 횟수는 7.2회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민 1만 2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장애인 등 문화소외계층에 대한 조사도 확대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오프라인 문화예술 관람률은 76.1%로 팬데믹 이전인 2018년 수준(75.6%)을 회복했다. 2022년 조사 당시 69.1%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문화예술 소비 형태는 공연·전시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공연 및 예술 전시 관람 비율은 65.2%로 영화 관람률(47.9%)을 크게 앞질렀다. OTT 서비스 확대에 따른 영화관람 감소와 함께 공연·전시의 오프라인 특성, 팬데믹 이후 시민들의 예술 욕구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콘텐츠 소비도 증가 추세다. 전체 응답자의 81.5%가 온라인 매체로 문화예술 콘텐츠를 소비한 경험이 있으며, 절반 가까이(45.7%)는 AI가 제작한 전시나 공연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관람료를 지불하겠다는 응답도 35.9%에 달했다.
고령화 사회에서의 문화예술 활동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55~64세 고령층의 관람률은 79.5%, 참여율은 36.6%로 가장 높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문화활동 비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75세 이상 고령자의 관람률은 32.3%에 그쳤다. 하지만 50세 이상 응답자의 66.6%는 나이 들수록 문화예술이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건강 유지와 자기계발, 사회적 교류를 문화예술의 주요 목적이라 인식하고 있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일반시민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문화예술 관람 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64.5%에 달했으며, 월 1회 이상 관람자는 0.7%에 불과했다. 배리어프리 문화예술시설 조성 시 장애유형별로 중요 요소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접근성’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의 문화예술 관람과 참여 실태도 함께 분석됐다. 응답자 중 39%는 외로움 고위험군, 11.4%는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으며, 이들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각각 75.5%, 58.8%로 낮은 편이었다. 특히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의 73.2%는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이들 중 상당수는 향후 문화예술 활동 참여 의향을 밝혀, 문화예술이 정서적 건강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정책에 반영해 문화예술을 단순한 여가활동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송형종 대표이사는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약자동행을 실현하는 문화정책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원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