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 세종 이전…공무원 9,929명 이동

서원호 기자

등록 2026-10-13 17:23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과 소속 공무원 9,929명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세종 중심의 국정운영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과 관련 기관의 추가 이전 대상 및 추진 방안을 마련했다. 기관별 업무 특성과 청사 확보 여건에 따라 임차청사를 활용한 조기 이전과 독립청사 신축 이후 이전을 병행한다.


이번 이전은 수도권에 집중된 행정기능을 분산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세종시와 수도권으로 나뉘어 운영되는 중앙행정 체계를 재편해 세종시가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지난 9월 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방향'을 제시한 이후 관계기관과 이전 대상 및 추진 방식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네 차례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기관별 기능과 성격, 이전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검토 결과 추가 이전 대상은 총 44개 기관으로 확정됐다. 이들 기관의 공무원 정원은 9,929명이며, 이전 시기와 청사 확보 방식은 기관별 업무 특성에 따라 구분했다. 현재까지 세종시로 이전한 기관은 43개로, 이전 당시 공무원 정원은 1만4,731명이다.


정부는 별도의 독립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을 2027년 중 먼저 이전할 계획이다. 해당 기관의 공무원 정원은 2,995명으로, 세종지역의 민간 건물을 임차해 업무 공간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이전 기간을 단축한다.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이 우선 이전한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청사 확보와 이전 준비를 먼저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중앙부처 소속기관과 각종 자문위원회 등 19개 기관이 세종으로 이동한다. 정부는 상·하반기 이전을 통해 임차청사를 활용하는 기관의 이전을 2027년 안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다만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이전 시기가 별도로 결정된다. 두 부처는 현행 '행복도시법'에서 세종시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돼 있어 관련 법률의 개정 시점에 맞춰 구체적인 이전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나머지 17개 기관은 독립청사를 새로 건립한 뒤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이들 기관의 공무원 정원은 6,934명으로, 전체 추가 이전 대상 인원의 약 69.8%를 차지한다.


독립청사 신축 대상에는 수사와 보안, 관제 등 특수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들이 포함된다. 업무 특성상 별도의 보안시설과 전문 설비가 필요해 일반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는 이전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


정부는 기관별 시설 수요와 업무 특성을 반영해 청사를 신축하고, 건립이 완료되는 순서에 따라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7년 임차청사 이전을 시작으로 2031년까지 중앙행정기관의 추가 이전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세종시에서 추진 중인 주요 국가시설 건립 일정과도 맞물려 있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은 2029년, 국회 세종의사당은 2033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세종시의 행정·입법 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이전에 필요한 예산도 상당한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2027년 임차청사를 활용해 이전하는 기관의 청사 임차와 공간 조성, 운영비 및 공무원 이주지원비 등에 약 897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과 향후 임차청사 활용 기관 등을 위한 청사 건립에는 약 3조1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2027년 예산에 기본설계비 약 286억 원을 반영해 청사 건립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전체 청사 건립비는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 정부는 기관별 입지와 시설 규모, 부지 확보 여건, 설계 결과 등에 따라 실제 사업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구체적인 건립계획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예산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기관 이전에 따른 공무원과 가족들의 생활 안정 대책도 마련된다. 정부는 주거와 교통, 이주비 등 정착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방안을 추진해 이전 대상 직원들이 세종시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주택 마련이나 자녀의 학기 종료 등으로 즉시 이주하기 어려운 공무원에게는 일정 기간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전 대상 기관의 상당수가 수도권에 소재한 만큼 직원들의 거주지 이전과 가족 동반 이주 등도 주요 준비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기관 이전 일정과 직원들의 정착 여건을 함께 고려해 관련 지원대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번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 개정도 필요하다. 현행 '행복도시법'은 외교부와 통일부, 국방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등 5개 부처를 세종시 이전 제외기관으로 명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기관을 이전 제외대상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국회와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관 이전과 청사 건립에 필요한 예산이 적기에 확보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할 계획이다. 이후 기관별 청사 확보 상황과 이전 준비 정도를 점검하면서 구체적인 이전 절차를 진행한다.


기관 이전 과정에서 행정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민원과 인허가 등 국민이 직접 이용하는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별 업무 연속성 확보대책을 수립하고 이전 전 과정에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간 협력을 통해 이전 이후에도 행정기관들이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중앙행정 운영체계를 정착시키고 수도권과 세종으로 분산된 행정기능을 재편해 나갈 예정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내기 위한 핵심 국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어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결정인 만큼 이전 대상 기관 직원 여러분의 협조를 당부드리며,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이전기관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빠짐없이 챙기면서 이전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추가 이전은 2027년 임차청사 활용 기관의 조기 이전을 시작으로 독립청사 신축과 법률 개정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정부가 계획한 일정에 맞춰 기관 이전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청사와 예산 확보, 공무원 정착 지원, 행정서비스 유지 등 후속조치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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