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외국인 재난 피해자만을 위한 전담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중구청사 전경.중구는 외국인 사상자 발생 상황에 특화된 「외국인 재난대응 매뉴얼」을 제작하고 운영에 들어갔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매뉴얼은 ▲초기 대응 ▲편의 지원 ▲피해 보상 등 3단계로 구성되며, 총 15개 세부 사안에 대한 단계별 조치 내용을 담았다.
제작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3월 소공동 호텔 화재다. 당시 외국인 사상자 4명과 이재민 106명이 발생했으나 기존 행정안전부 표준 매뉴얼은 인적사항과 부상 정도 통보 수준에 그쳐 현장 대응에 한계가 드러났다. 중구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과 현장 직원 의견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지침을 정비했다.
초기 대응 단계에서는 여권 소지 여부, 출국예정일, 동반자 여부 등 출입국·체류 정보와 부상 정도를 신속히 파악해 서울시·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행안부를 통해 각국 대사관에도 즉시 통보하도록 했다.
외국인 일시 대피자를 위한 임시 숙소 마련과 유가족·부상자 가족을 위한 전담 공무원 배치도 이 단계에서 이뤄진다. 언어장벽을 고려해 긴급재난문자에 영어를 병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편의 지원 단계에서는 합동분향소 설치, 장례비 및 시신 인도 지원, 유가족 출입국·체류 보조 등을 규정했다. 응급 구호세트와 취사 구호세트 등 구호물자 제공과 함께 외국어 통역 인력 확보, 유가족과 이재민의 이동 지원도 포함됐다.
피해 보상 단계에서는 관련 법령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심의를 거쳐 의료비와 구호금을 지원한다. 업주의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해 민간보험 보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관리하며, 중구에 등록된 외국인은 중구생활안전보험도 적용받을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외국인 방문이 늘어나는 추세에 비해 특화된 재난 대응 지침은 부족한 상황이었다. 중구는 이번 매뉴얼을 향후 타 기관과 공유해 안전관리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 매뉴얼이 중구는 물론 서울과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해 더욱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